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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제 - 155. 결벽증

2024. 6. 13. 14:30 | Posted by 핀케이

155. 결벽증

 

200제를 2007년에 처음 시작했을땐 이렇게 10여년이 훌 지날때까지도 완성하지 못하고 줄줄 쓰고 있을줄은 전혀 생각도 못했다. 아마 그 시기에 이 주제에 대해서 썼다면 아마 나 자신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고 맥마스터에서 만난 교수님 Dr. Hartwell에 대해서 주절 주절 이야기를 했을거같다. 수업시간에 본인이 손대는 물건 하나하나에 라이솔 스프레이를 뿌리고 닦고... 늘 바빴던 교수님. COVID 시국에는 어떤 공포 속에 지내셨을지 문득 궁금해진다. 난 결벽증과는 거리가 멀지만 20대때보다는 지금 위생에 대한 개념이 좀 더 잘 잡혀있는거같아 다행이다. 

 

남의 칫솔로 양치를 한다던가, 남이 먹던 사탕을 아무렇지도 않게 먹는다던가 하진 않으니까... 라고 생각하다보니 딸 아들이 먹다 흘린 음식이나 먹다 말고 주는 음식을 잘도 넙죽 넙죽 먹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게, 사실 별로 크게 달라진게 없나...? 

 

아무튼 결벽증은 혹시라도 있으면 너무나 공포스러울 현실 속

200제 - 154. 능력

2024. 6. 12. 14:04 | Posted by 핀케이

154. 능력

 

정말 오랜만에 블로그를 들려서 더더 오랜만에 200제를 이어본다.

근데 나 이 주제에 대해서 썼던 기억이 분명히 있는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아마 몇년 전 쓰다 차마 마무리를 짓지 못했던걸까? 근데 왜 자동으로 되는 임시 저장 흔적도 없나. 꿈이였을까.

 

아무튼 능력. 능력에 대해서 써보자.

 

어릴때 아직 내 이상형이랄까 이런거 잘 모를때 항상 뭐 재력이 크게 중요하지 않지만 사람이 지금 당장의 재력이 없더라도 능력은 있어야한다고 말을 하고 다녔던거같다. 그렇게 말한거 보면 능력 = 재력 이라고 생각했던거같다. 지금도 다시 생각해보면 여전히 그런 생각이 있는거같긴 하다. 

 

나는 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것인지, 아니면 내가 해야하는 일? 책임지고 있는 일?을 과대평가하는 것인지, 어느쪽인지는 몰라도 내 능력과 나에게 주어진 일의 갭이 꽤 크다고 느끼며 항상 내 능력 이상의 일을 해야하는 현실에 시달리며 사는 느낌이다. 어떻게 절충해야 좀 더 편안하게 지낼 수 있게 될런지 조금씩 알아보며 올바른 노력을 해봐야할 것 같다.

 

딱 내 그릇에 맞게...

 

온전한 너와 나만의 시간

2020. 12. 11. 09:10 | Posted by 핀케이

너가 소리내어 웃기 시작한 3개월땨부터 8개월이 된 오늘까지도 다른 사람들은 못본 온전한 너와 나만의 추억. 너가 밤잠을 자기 전 하루를 마무리 하는 마지막 수유를 할 때 어두운 방에 수유등 하나 켜고 흐릿하게 보일 내 얼굴을 향해 니가 손을 뻣으면 내가 너의 손가락에 입을 대고 파파파파파파... 그럼 넌 항상 흐히히히 하고 웃어주고. 내가 기억으루못하면 영원히 잊혀질까 겁나 급하게 기록에 남긴다. 사랑해 태빈아♡

태빈이 3주차 쑥쑥 자란다~♡

2020. 4. 25. 01:01 | Posted by 핀케이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크고있는 우리 아들 태빈이!
태어났을때부터 자주 하던 입술 옹그리는 그 표정이 으얼마나 끝없이 사랑스러운지♡
마지막 사진은 터미타임 하자구 눕혀놨더니 그저 편하게 잠들어버린 아드님... ㅎㅎ

건강히 쑥쑥 자라주니 너무 좋고 고맙지만 너무 빨리 신생아 딱지는 떼내어 버리는 것 같아 흐르는 시간이 야속하구낭~~

태빈이 탄생후 일주일 자는 포즈들 모음

2020. 4. 14. 07:17 | Posted by 핀케이

첫날 병원 회복실에서, 내 품 위에서... 이때부터 손을 턱에 괴고 자는걸 좋아했구나 벌써 ㅎㅎ

둘째날 회복실안 베시넷에서... 이제는 보기 드문 태빈이의 정면 바라보고 자는 모습

둘째날 퇴원하고 집에서 외할머니 첨 만난 후에

셋째날 오전 외할머니가 해주신 스와들 안에서 편하게 자다가...,

셋째날 오후부턴 자유를 외치며 스와들따위 화끈하게 풀고 만세를!

그리고 셋째날부터 육아에 지친 아빠와 꼭붙어서 낮잠 시리즈 ㅎ

넷째날 갑자기 충성!

다섯째날 아침 아직 잠에서 못깬 아빠와 함께

다섯째날 이제 익숙해진 모로반사따위에는 놀래지도 않는다! 마치 지휘하는 마에스트로...

다섯째날 아직도 모유수유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엄마에게 지쳐 먹다말고 잠들어버린 태빈이 ㅠㅠ

일곱째날 이제 이딴 모유수유라면 그냥 편히 잠이라도 자겠어요 하는 포즈...

아홉째날... 지난 이틀간 thrush 치료약에 시달리다 결국 전날밤에 설사까지 하구 ㅠㅠ 이제 약 중단해서 맘편히 속편히 주무시는 아드님. 품안에서 잘때 얼마나 예쁘신지!

아홉째날 속도 편해졌겠다 처음으로 3시간씩 통잠을 자고 별탈 없이 밤을 보내고 아침에 보피에서 스너글미로 옮겨서 자는 태빈이

아홉째날 오후 낮잠을 전에없이 곤히 주무시길래 방에 혼자 두고 1층 다녀왔더니 이렇게 아리송힌 귀여운 포즈로...

옆에서 같이 낮잠 자기 전 양치 한 번 하고 왔더니 포즈가 바껴있음 ㅎㅎ

태빈이가 태어난지 일주일이 조금 지나구 정말 하루 하루 시간이 짧고도 길게 지나가고 있다. 아기때는 정말 작은 변화 하나를 익혀가는데에 필요한 시간이 그저 한순간이라는걸 깨닫는데 걸리는 시간은 단 3일. 모유수유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아기의 건강을 걱정하면서... 정말 소중하고 중요한 아기의 첫 이틀을 너무 아무 생각없이 보낸 건 아닌가 하는 약간의 후회와 함께 깨달음을 얻었지만. 뭐. 앞으로 남은 시간과 기회는 많으니까 더 열심히 더 조심히 더 확실히 태빈이의 성장을 도와줄 수 있는 엄마가 되도록 매일 노력하겠다 마음을 먹는다♡

태빈이 탄생을 축하합니다

2020. 4. 6. 17:16 | Posted by 핀케이

2020년 4월 5일 오후 3시 49분 내 마지막 비명소리와 함께 태빈이가 태어났다!

아침 8시경에 병원에 도착해서 한 9시경부터 30분간 진주 심박수와 내 진통패턴을 모니터 한 후 9시 30분에 옥시토신 시작, 수치 2로 시작해서 30분 간격으로 2씩 수치를 올리다가 1시쯤엔 자궁문이 약 1센티 정도 더 열려서 4-5센티쯤 된 것을 확인하고 수치를 올리는 대신 양수를 터트렸다. 그리고 다시 30분 간격으로 옥시토신의 수치를 늘렸는데 양수 터트리고 30분도 안되서 살살 좀 심한 생리통같은 진통이 오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부터 진통이 꽤 심해졌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을정도로 진행이 빨리 되기 시작했다.

진통 하는 내내 뭐랄까 생리통같기도 하고 엄청 안좋은 걸 먹고 설사하기 직전에 배아픔같기도 하고 그런 아픔이였는데 아직 오늘 똥을 못싼 나였기에 (...) 똥싸고 나면 조금 나아질거같은데 똥 쌀만한 힘이 안남아있을정도로 아프다 하는 생각을 꽤 오래했던거 같다 ㅎㅎ

진통이 오가는 동안 다음 진통을 두려워하지 말고 그 순간을 보내는데 집중하라는 메시지를 준 산전 수업도 다녀왔던 나이지만... 실전에서 새삼 진통이 잠깐 멈췄을 때 다음 진통에 대한 두려움이 없을 수는 없음을 깨달았당 ㅋㅋ 딱히 다음 진통에 대한 두려움이라기보단 이런 진통이 얼마나 더 자주 있어야 하는지, 이 진통이 어떤 진행을 의미하는지 모르는 것이 두려웠던거 같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달리 의사가 내진을 자주 해주지 않았고, 또 딱히 내 진통이 꽤 주기적으로 느껴지지도 않았다.

담당 의사가 이전에 유도분만은 대부분 전체과정이 적어도 12시간에서 24시간 걸린다고 말을 해줬기에, 그저 아직 먼 길이 남았다 생각하고 이 아픔을 그렇게 오래 견딜 자신은 없어서 뭐랄까, 오기로 견딜라면 견딜 수 있을 거 같은 아픔이였던것도 같지만 무통 옵션에 대해서 다시 물어봤다. 에피듀럴은 누워서 애를 낳아야하고, 진행이 더뎌질 수 있고 등등 그런 단점에 대한 걸 알고 있었기에, 처음 들어본 옵션인 모르핀 사용에 대해서 물어봤는데, 보통 출산 4시간 전부터는 태아에 영해을 끼칠 수 있으므로 권장하지 않는다는 말에, 4시간 남았는지 어케아냐! 하고 물어봤더니 일단 담당 의사를 불러주겠다 하였다. 그리고 그 담당 의사는 그냐으또 이런 저런 태아에 끼칠 수 있는 나쁜 영향을 이유로 추천하지 않는다는 말만 한거같은데 그때 너무 정신도 없고해서 잘 기억도 안나지만 그냥 대충 알았다 하고 지나가버렸다.

그리고 담당 간호사한테 내진은 언제하냐 물어봤더니 보통 4시간에 한번씩 하거나 내 진통이 더 급격히 변한다 싶을 때 한다고 해서, 아니 지난 내진서주터 4시간이 지날라면 아직 멀은거같은데 내 진통은 뭔가 불규칙한 느낌이라 급격히 변했다 말하기도 안그러기도 애매한거같고.. 답답한 마음에 결국 그냥 그럼 에피듀럴이라도 맡겠다고 결정했는데, 의료진들이 아니 지금 너무 잘하고 있는데 정말 에피듀럴 맡을꺼냐 라고 거듭 자꾸 물어봐서 조금 귀찮으면서도 망설여졌다. 그치만 일단 놔달라고 말하니까, 그럼 일단 내진으로 진행 상황을 보고 결정하자 그래서 알았다 했더니 갑자기 이미 8-9센티 열렸다구 거의 다 왔다고 힘을 복돋아 주었다.

하 지 만... 언제나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는 나는, 그래도 여기서 10센티까지 열리는게 오래걸릴 수도 있는건데... 라는 생각을 하며 걱정을 했고... 하지만 에피듀럴을 맞고 효과를 볼라면 1시간정도의 시간이 걸린다는 말에 또 새삼 고민을 하고 결정을 못내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애를 언제 밀어내는지는 어떻게 결정하냐라고 물어봤더니 10센티 다 열리거나 내가 밀어내야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으면 그때부터 진행하는거라 그래서 무슨 헛소리야! 내가 그 느낌을 어케알아! 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 질문을 한지 30분도 채 안된거같은 때에 갑자기 정말 하늘에서 내 뱃속에 천둥번개를 내린거같은 쿵! 하는 아픔(?)이 느껴지고 나는 나도 모르게 I need to push~~~ 라고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ㅎㅎ

그리고 의사가 와서 정말 정말 기분 나쁜 내진을 하고 10센티 다 열렸다구 바로 진행하자 뭐 이런 분위기가 되더니 한 10분-20분동안 정말 꿈에도 못 꾸었던 고통들을 느끼다가 아기가 내 아래를 찢고(...) 세상 밖으로 나왔음을 느꼈다. 그리고 그 핏덩이 아기를 내 눈앞에 데려다주는데 뭐 이렇게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펑펑 나오고 흐느낌이 줄줄 새는지.. ㅎㅎ 그렇게 한껏 울고, 내가 진통 겪는동안 내ㅐㅐㅐ내 정말 힘들게 서포트해준 남편이 자랑스럽게 탯줄을 잘라주고! 그리고 나서는 누워서 아기와 스킨 투 스킨을 하는 동안 태반 나오고, 안쪽부분이 second degree tear 가 되었다고 꼬매주고 하는걸 기다렸다. 인터넷에선 분명히 아기보느라 정신없어서 아래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를거라 한 메시지가 많았는데, 난 어째 태반 나오는게 애 낳을때보다 시원했고, 꼬매는 모든 과정이 다 느껴졌는지? ㅎㅎ 아무튼 아기는 정말 핏덩이에 흔한 아기얼굴(?) 이였지만 세상에서 제일 예뻤고, 재균이가 옆에서 수고했다 말해줬는데 응 나 정말 수고했다... 하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ㅎㅎ

이렇게 출산 실시간을 생생히 기록하다보니 어느새 태빈이 출산 후 12시간이 지나가버렸다. 세상에... 아무튼 지금은 진통부터 모든 한순간 한순간을 평생 기억할거처럼 생생히 기억하지만 언젠간 까먹을 것 같아서... 모유수유 하고 잠시 아기가 누워있을때 기록을 해두는 중.

유도분만 과정 요약
- 9시반 옥시토신 투여 시작
- 1시 양수 터트림
- 1시반 active labour 시작, 재균이의 확실하고 다정한 서포트♡
- 3시20분 내진후 10센티 열린 것 확인
- 3시49분 태빈이 탄생... 그 사이에 똥 2번이나 싼거같은데 간호사가 똥꼬에서 직접 받아주고 나한테 말 안해준건 영원히 비밀. 재균이는 보고있지도 않았는데 냄새맡고 알게된것도 영원히 비밀...
- 초산에 이렇게 진행이 빨리 된 일이 없었다고 모든 의료진들이 한마음으로 축하해주고 잘했다고 말해줘서 더 뿌듯하고 더 태빈이한테 고마움
- 태빈이 무게 3.38 킬로그램 (7 lb 7 oz)
- 태빈이 첫 당 검사는 낮음에서 보통, 그 뒤 두번은 정상♡ 첫날부터 모유수유 성공했다는 증거라고 간호사가 말해줘서 너무 행복했던건 안비밀!~

 

정말 세상에서 겪을거라 생각 못한 고통을 느낀 것 같지만 그래도 진행이 빠르고 무탈히 잘 되서 태빈이한테도 옆에서 잘 서포트해준 남편한테도 또 너무 열심히 잘 도와준 의료진들한테도 너무너무 고맙다!

우리 태빈이 탄생을 너무너무 축하해♡

유도분만 D-Day!

2020. 4. 5. 23:51 | Posted by 핀케이

어제 밤에 재균이두 나두 왠지 설레는 맘에 잠을 설치느라.늦게 잠들어서 오늘 아침 6시 알람을 듣고 깨는 일은 넘나 힘들었당. 그래도 긴장해서 그런지 다시 쉽게 잠들지는 않길래 그냥 일어나서 샤워를 후딱 하고, 병원에 전화했더니 별 문제 없어서 아침 8시까지 오라길래 뭔가 헉... 드디어 진짜 시작인건가! 하는 생각이 ㄷㄷㄷ

엄마가 정성스레 차려주신 진수성찬 아침♡ 메뉴는 등갈비 김치찜, 아롱사태 고기국, 청포묵무침. 정말 더 먹고싶었지만 더는 안들어가...할 정도로 배 터지게 먹었다!

그리고 짐 이거저거 챙기고 마지막 점검을 하고... 배불뚝이 마지막 사진을 엄마랑 남편이랑 함께 찍구 ㅎㅎ 병원으로 출~발~!

8시10분쯤 병실에 들어와서 메건이라는 친절한 간호사를 만나서 이래저래 진행중에 블로그를 쓰고있당. 9시반에 옥시토신을 수치 2로 시작해서 30분 간격으로 2씩 늘리는데 지금은 10시 45분 경, 옥시토신 수치 6... 배가 전혀 아프진 않지만 먼가 땡겨지는 느낌은 드는듯 마는듯~~

좀 전에 어디선가에서 너무너무 괴로워하는 비명소리를 들었다... 초큼 무서땅. 그래도 최대한 여유 있게! 최대한 현명하게! 화이팅 김시내! 재규니도 화이팅! 태빈아도 화이팅! 우리 다 화이팅~~

출산 D-1

2020. 4. 5. 13:56 | Posted by 핀케이

유도분만 날짜를 잡아 놓으니 아무래도 예정일을 기다리는 것보다는 더 확실한 디데이 카운팅

엄마가 모유 수유 중에는 한동안 매운 음식 못 먹는다구 등갈비 김치찜과 등갈비찜을 아주 맛나게 해주셔서 아침부터 내내 최후의 만찬처럼 ㅎㅎ 김치찜과 갈비찜을 맛나게 먹고! 밤에 엄마와 남편과 셋이서 점 10센트 고스톱 자리를 펼치고 자정까지 신나게 놀았다.

이제 아침 6시 반에 병원에 전화해서 병원 갈 시간을 받고 들어가면... 무슨 일이 일어나든 병원에서 나올때는 일단 지금까지의 인생과는 전혀 다른 길의 시작점에 서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복잡 미묘한 기분이 든다.

그래도 항상 아낌없이 챙겨주셔서 감사한 부모님과 아주 든든한 남편이 함께 있으니 힘들고 지치는 날도 즐길 수 있는 앞날일거라 믿는당!

건강하게 곧 만나자 우리 아가 진주야♡

만삭사진 38주 6일차

2020. 4. 1. 04:43 | Posted by 핀케이

미루고 미루던 만삭사진을 한번 찍어볼까 했는데 밖이 비가오고 쌀쌀해서 밖에 나가긴 좀 그렇고... 해서 집안에서라도 어설프게나마 찍어봤다.

이제와서 보니 배가 밑으로 쑥 내려오기 전에 찍었으면 좋았을 걸...♡

아무쪼록~ 요즘 정말 하루가 다르게 커져가는 우리 진주가 있는 집, 내 뱃 속. 건강하게 쑥쑥 커서 뽕! 나오고 다시 쏙~ 들어가자 만삭! ㅎㅎ

어쩐지 요즘 다들 하는 소셜미디아에 임신 과정이라던가 아기와의 생활을 올리며 공유할 마음은 없지만, 그래도 가끔 내 자신의 소셜미디아에 예전에 올려둔 글이나 사진들을 보며 추억놀이를 곧 잘 하게 되는 걸 보니, 인터넷 어딘가에 이런 새로운 추억을 기록해놓는 것도 나쁘진 않은 일이라 생각해서 만들어본 육아일기.

 

직접 인쇄한 사진이나 직접 종이에 일기를 쓰는 일이 참 드문 요즘은 정말 나만의 기록을 꼬박꼬박 하기가 쉽지는 않은 일인 것 같다. 티스토리는 사실 공개 블로그에 숨겨진 나만의 장소도 아닌데, 나에겐 어쩐지 꼭꼭 숨겨놓은 일기장같은 느낌이 드는 블로그라서, 뭔가 굳이 친구들이랑 연결된 소셜미디아에 올리고 의미 없이 공유하고 그런게 안 땡기는 날엔 혼자 주저리 주저리 털어놓듯 기록하기 좋을거같은 느낌에 벌써 기대된다.

 

참 오랜만에 찾아왔더니, 2019년엔 글 한번 안쓰고 지나갔다는걸 깨달았다.

 

2019년엔 엄마의 압박과 같은 권유로 결국 One Fertility Clinic을 찾아가게 되고 이런 저런 시도 끝에 7월에 임신을 하게됐다. 다 지나가고 느낀거지만, 어쩌면 스트레스를 받을수도, 아니면 참 익사이팅한 마음을 가질수도 있는 경험이였는데... 남편이나 나나 참 그냥 무념무상으로 난임치료(?)를 지나 보낸 듯 하다. 그리고 또 막상 임신을 하고나니 주변에 우리보다 간절히 원하고 우리보다 더 어려움을 겪어서 IVF까지 시도하는 커플들도 많던데, 우리는 다행이도 그렇게까지 힘든 시도까지 하지 않아도 일이 비교적 잘 풀린 것 같아 감사한 일이구나 싶다. 

 

7월에 임신을 하고, 8월 초에 임신 소식을 듣게되었다. 여름 방학이라 난 집에서 쉬고있었고, 남편은 출근한 어느 오후에 클리닉에서 임신 소식을 전하는 전화 한통이 왔다. 이 전에 한 두어번 시도했을땐 항상 임신하지 않았으니 다음 생리때에 다시 예약하라는 전화였기에, 어쩐지 당연히 또 그런 전화가 올거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막상 임신했다고 하니까 뭔가 "어? 음... 내가 생각한 전개가 아니네?" 싶어서 뭔가 어리둥절하면서도 속으로 알 수 없는 설렘이 느껴졌던 것 같다. 아직 그 설렘을 실감하지 못한건지, 그냥 쭉 무념무상이였던 것인지... 아무튼 나는 그 후에 남편이 퇴근길에 전화를 했을 때, "어 나 임신이래" 한마디만 툭 던졌다... 별 감정 없이, 별 떨림도 없이... 남편도 "어? 그래? 축하해~" 정도의 반응으로 우리는 그냥 그렇게 현실을 받아들였던 것 같다. 아니, 받아들였다 착각을 했다... 아무 것도 몰랐기에 가능했던 무덤덤이였겠지. 

 

그렇게 임신을 하고는 뭔가 몸을 조심해야겠구나 막연한 생각은 들었지만 당장 몸의 변화가 느껴지는 것도 아니고, 뭔가 내가 다르게 행동을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고, 그래서 꽤나 혼란스러웠던 것 같다. 그치만 임신 소식 직후 초기에 호르몬 수치가 평균적으로 오르지가 않아서 자궁외 임신 일 수도 있고, 뭔가 위험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부터는, 뭔가 확실히 내가 이 아기를 지키고 싶고 이 임신을 잃고싶지 않다는 마음이 아주 강하게 자리를 잡게되었다. 불안해 하는 마음이 전혀 즐겁지는 않았지만, 아직 임신이 감사하고 행복할 수 있는 일이라는 걸 몰랐던 나에게는 짧은 기간이지만 참된 가르침을 준 기회였던 것 같다. 좀 이른 5주차에 처음 초음파를 찍어서 아직 동그란 알맹이였던 아기의 모습이 내눈엔 마치 진주반지처럼 보여서 바로 태명을 진주라고 지었다. 아직 알맹이인 아기 사진을 보자마자 이름부터 짓고싶었던 걸 보니, 나도 참 주책이다... ㅎㅎ

 

예정일은 처음에는 4월 중순쯤이였다가 점차 4월 10일, 그리고 9일로 옮겨졌고. 입덧이나 어지럼증 등 별 다른 증상은 없이 그냥 갑상선 저하증과 철분 부족으로 인한 피곤함 빼고는 참 쉽게 초기를 지나고. 18주에 남자아이임을 확인하고. 중기가 끝날쯤인 12월 23일에 임신성 당뇨 판정을 받은 후로는 식단 관리하는 거에 좀 징징댔지만 그래도 결국 먹을 건 다 먹구 ㅎㅎ 그렇게 시간이 흘러 다행이 아무 일 없이 임신 38주차까지 온 지금... 어제 의사가 자궁문이 3센티가 열려있다고 말해줬다. 임신성 당뇨때문에 아기가 너무 클 위험도 있고, 혹시 모를 안좋은 일들을 피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의사가 권유한 유도분만을 하기로 맘 먹고 4월 5일로 날짜를 정해뒀었는데, 어제는 자궁문 3센티 열린 것을 확인하고 의사가 혹시 진통이 유도분만 날짜보다 먼저 시작하면 알아서 병원가서 잘 낳으라는 식으로 말하는 바람에 뭔가... 헉 이거 진짜 현실인가? 하는 패닉이 조금씩 오기 시작했다. 다행이 아기방도 어느정도 정리해놓고, 출산 가방도 미리 싸놓고 해서 급하게 준비할 일은 없는 것 같지만... 그래도 뭔가 마음의 준비가 안된거같은 기분? 근데 뭐, 언제 어떻게 나와도 어차피 마음의 준비는 평생 안되어 있을 것 같다 ㅋㅋ

 

어떤식으로 너를 만나게 되든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게 같이 지낼 날을 기대하고싶구나, 진주야!

너의 아빠가 될 우리 멋진 남편이 재균이도 너가 내 뱃속에서 자라는 동안 한순간도 안빠지고 참 잘 챙겨줬고, 주변 모든 가족들 또 친구들이 항상 기뻐하는 마음으로 널 생각해주고 만나고 싶어하고 있는 것 같아. 우리 이렇게 한 몸으로 지낼 날이 몇 일 안남았는데 마지막까지 지금처럼만 건강하고 이쁘게 잘 지내다가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세상으로 나오렴♥

 

널 만날 날을 기다리며... 

 

사진은 18주차에 너의 이목구비와 손구락 발구락을 첨 구분하구 또 너의 성별을 처음 알아낸 날 찍은 초음파. 너의 아빠 재균이도 함께 있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