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같이라는 말보다는 가족이라고 표현하는게 더 옳다 생각이 들만큼 친한 식구들이 있다.
덕분에 나는 형제는 오빠 하나 밖에 없지만 언니가 있다는게 어떤 느낌인지 알고 있다.
일년에 잦아야 두세번, 가끔은 한두번밖에 못보는 그런 사이였지만서도, 또 캐나다 오면서는 몇년을 넘게 연락 한 번 안하고 지냈는데도, 그렇게 오랜만에 만나서 얼굴 한 번 보면 그저 엊그제 만났던거처럼 익숙한 언니가 있다. 또 매일을 같이 지내다가도 다시 헤어질때가 되면 처음 익숙했던게 민망하리만큼 아쉬운 그런 언니가 있다.
참 가끔씩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사춘기 시절에 나에게, 지금까지도 내 자아에 밑거름이 되는 가치관을 심어주고 할 정도로 나에겐 나름 영향력이 대단한 그런 언니가 있다.
어릴때부터 손재주가 없던 나에게 다른 세계에서 온 것만 같은 손재주를 뽐내며 이것 저것 만들어주고, 띨빵했던 나에게 많은 단어를 차분하게 설명해주고, 딱히 취미란게 없었던 나에게 취미를 공유해주던 그런 언니가 있다.
대놓고 따뜻하게 챙겨주는 말 한마디 하나 없는 사이이지만, 어느 누구의 따뜻한 말 한마디 보다 언니의 툭 던지는 안부 인사 하나가 더 포근하고 편할때가 잦았다.
딱히 고민 상담을 하지 않아도 어쩐지 고민 상담이 된 거 같고, 딱히 도움을 요청하지 않아도 언니랑만 같이 있으면 문제해결이 되는 거 같기도 하고 그랬다.
일하던 회사를 그만두고 동업식으로 오픈한 초콜렛 공방(?)을 시작한지 오래 되지도 않았었을 때, 거기다가 같이 오픈 했던 파트너분이 나가시게 된 그런 애매모호 하고 힘든 때에 과감히 공방을 잠시 닫고 내 결혼식을 위해 그 비싸고 힘든 수제 초콜릿을 100세트나 만들어서 머나먼 길을 날라와준 언니가 있다.
언니한테 이렇게나 큰 빚을 져서 언니 결혼할 때 나는 어떻게 해서 갚지 고민한 적은 있어도, 언니 결혼식을 어떻게 가지... 라는 고민을 한 적은 없는데. 4주도 안남은 지금. 결혼식을 참석하지 못할 상황인 것만 같아, 생각만으로도 너무 우울하고 괴롭다.
상상도 못한 일
이런 날을 위한 말인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