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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7. 19. 04:05 | Posted by 핀케이

8월 13일부터 16일까지 TRADITIONS IN WESTERN PLAINCHANT라는 제목의 이벤트(?)를 한다. 웨스턴 챈트에 대해서 강의도 하고 워크샵도 하고 페스티벌과 함께 콘서트도 하는 그런 이벤트이다. 챈트는 정말 내가 기본 개념정도만 대충 아는 분야여서 이런 즐거운 기회가 있다면 꼭 한번 참여해보고싶은게 당연하다. 거기다가 우리학교 교수가 디렉터 역을 담당하고 있어서 우리학교 학생들은 공짜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까지 주어졌다. 이정도 조건만 해도 정말 당연히 참여하고도 남아야할지사. 거기다가 교수가 페스티벌에서 일하는거 좀 도와줄 수 있냐고 물어보기까지했다. 페이까지 준다잖아. 시간당 $15에 30시간정도 예상한다고. 돈도 벌고 경험도 쌓고, 친숙하지 않은 분야의 음악과 친분도 쌓고.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수가 없지않은가. 없지..않은가. 하지만 나는 그 기회를 놓치게되었다. 그 기간에 나는 캐나다에 없다. 이렇게 슬플수가.
매년 뜸들이다 못 산 비행기표를 올해 과감히 사버린 것에 대한 후회는 수도없이 많이 한다. 일단 여름학기의 학비에, 비행기표값까지 쓰다보니 경제적으로 상당히 힘들어진데다가, 레슨까지 받으니 정말 돈이 그 짧은 순간에 어디로 간지 모르게 다 사라져버렸다. 그런데 이렇게 돈을 펑펑 써놓고 8월 한달동안 노느라 여태껏 열심히 한 레슨도 중단하고, 9월에 다시 돌아오면, 어쩐지 그 레슨의 효과를 제대로 보진 못할거같다. 어쩐지 이래저래 돈낭비를 심하게 하는 기분이다. 하지만 그래도 너무 즐거운 상상을 많이 하다보니, 그래도 그 비행기값 아깝지 않은 경험을 하고오리라 생각했다. 오래 못뵜던 할머니 할아버지께도 얼굴 한번 비춰드리고, 날 쌔까맣게 잊었을 링에게도 나의 존재를 다시 알려주고, 보고싶었던 친구들과 오랜만에 수다도 미친듯이 떨어보고, 매년 직접 축하해주지 못한 아름이의 생일도 마음껏 축하해주고, 한국의 숨은 관광지도 조금은 둘러보고... 경제적으론 손해를 보는 느낌이 많이 들어도 결코 손해보는 선택은 아닐꺼라 생각했다. 그런 짧은 생각도 잠깐, 그래도 지금 당장 입에 풀칠하기가 힘들어지다보니 (..) 그냥 그런 좋은 경험을 포기하고 비행기표값을 되찾자라고 생각했건만, 취소 벌금이 $300이래서 그 삼백불이 아까워서 결국엔 이렇게까지 왔다.
그런데 지금 교수가 부탁한 저 기회를 받아들인다면, 한국에서 하는 경험과는 또 다르지만서도 많은 가치가 있는 경험을 쌓게되고 취소 벌금정도는 벌 수 있고, 비행기표값도 돌려받는거잖아? 그럼 그 비행기값으로 밀린 비자값도 내고 레슨도 한달동안 더 받을 수 있고, 그렇게 9월 학기가 시작할때, 한층 더 성장된 모습으로 있을 수 있다.
그런 상황에도 난 지금 엄청 망설이고 있다. 그렇게 나를 성장시키기엔 난 아직 한참은 더 어린가보다. 이제 한달도 안남았다고, 곧 있으면 정말 드디어 꿈꾸던 그 날이 온다며, 너무 기대하고 한참 붕 떠 있는 나다. 여길보나 저길보나, 어딜 봐도 비행기표 취소!가 현명한 선택이란건 알지만, 그렇게 없어져버리는 나의 한여름의 꿈을 견딜 순 없을꺼같다. 여름 내내 꿈꾸는 휴식한번 갖지 못하고 9월에 다시 학교로 가버리면, 허무하고 지쳐서 도무지 성장한 모습으로 떳떳히 서있수가 없을꺼같다. 다시 말해, 나는 지금 놀고싶어 죽겠는데 놀지못해서 방바닥에 드러누워 징징대며 땡깡부리는 어린아이가 되어있다.

어차피 좋은 기회는 다 놓치고, 현명하지 못하게 한국으로 가버릴꺼면서.
그러면서 이렇게 괴롭게 고민하고 있는 내 자신이 정말 한심해서 미쳐버리겠다 미쳐버리겠어.
내가 진짜... 어서 가서 바지락찜 먹고 기분 풀어야지. 아아, 오징어 순대도. <- 결국 문제는 먹는거였냐


p.s. 이 글을 쓰고 약 7시간 후에 표값이 $1,200로 폭락했다는 사실을 확인. 거품 물고 쓰러질뻔함. 짜증 1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