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문득 생각해보니
애초에 블로그를 같이 즐기던 친구가 많았던것도 아니지만 이젠 정말 한명도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대부분은 그냥 그만 방치해두고 쓰질 않더라고.
그러다 그냥 어제 엄마가 드라마 보시는데 나온 대사가 신경이 쓰이게 되었다. 왜지?
아무튼 내용은 모르겠지만 아버지란 분이 다 커서 결혼한 아들한테 어쩐일인지 이런 말을 했다. '나에게도 사랑하는 여자가 있었다.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아.' 뭐 대충 이런 대사였던거 같은데.. 그냥 문득 생각해보니, 결혼한 '어머니'가 되는 그 분은 그 '사랑하는 여자'와 동일인물이 아니였던듯 하다.
뭐, 음 아니 굳이 사랑해야만 결혼하는게 아닐 수도 있다는건 어느정도 알고있었으니까 큰 충격은 아니였지만, 그래도, 그래도 애 낳고 애가 또 결혼할때까지 별 탈 없이 그렇게 오랫동안 같이 살다보면 나는 당연히 어린 혹은 젊은 시절에 남아있던 다른 사람과의 애뜻한 감정의 기억? 뭐 그런건 자연스레 지워지는 건줄 알았다.
하지만 그렇게 다른 누군가와 가정을 차리고 몇십년을 부대끼며 살아도, 잊을 수 없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버린것만 같아, 나는 참 슬퍼졌다.
그렇게 머릿속에서, 혹은 마음속에서 지우지 못할 사람을 곁에 같이 있지 못하더라도 마음 한켠에나마 계속 담아두고 있을 수 있다는 일은 다행인걸까 아니면 너무나도 불행한걸까?
그리고는 지금은, 나는 오늘도 아침..이 아니라 일어나자마자 먹은 점심때 엄청 많이 먹으면서 '오늘 섭취할 에너지 다 했으니까 이거만 소모하고 딴건 안먹어야지' 라는 생각을 해놓고는 오후에 또 떡을 한판 떡-하니 끝내놓고, 빵을 또 빵-하고 끝내버리고...
이렇게 주섬 주섬 계속 먹어댔구나 하며 내 자신은 확실하게 실패라는 생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