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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5.02 감정 그 자체의 순수함

감정 그 자체의 순수함

2007. 5. 2. 09:43 | Posted by 핀케이

이제 슬슬 사랑에 대한 정의를 끝마칠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이 이야기를 끝마치는 실마리의 시작을 난 우연히 발견했다.
그것은 내가 줄 곧 생각해왔던거처럼 역시나 내 안에 꽁꽁 박혀있었던 듯 하다.
배경은-... 엊그제, 써니와 같이 토론토로 가는 지하철 안에서
써니와 그냥 이러쿵 저러쿵 대화를 나누다가.
나도 모르게 우연히 내뱉은 나의 말들과 나도 모르게 펼쳐진 생각들.
그리고 보이기 시작하던 나의 고민의 끝.
- i dont understand why people would explain love in that way, i dont see how they think about love.. i feel like the love they're talking about is not a feeling. well, of course, it is a type of feeling but it's more about the timing and chances we meet through life. i mean, it's not only about a feeling according to what people told me about love. but i think love itself is about a feeling only and it implies the emotions that we should feel to a certain person, who will be the lover. ya, and i think i should feel something different so that i know it is love in any situation.

ya, i think i want to know what the pure feeling of love is.. -

흠. 그래 대충 이런 말이었을꺼다.
(착한 써니가 끊김없이 내 말을 귀기울여 들어줘서 버벅거리는 말로라도 내가 내뱉고자 하는 표현을 다 끝마칠 수 있었던거같다)
그리고 오늘 오후 그린씨와 대화하면서 횡설수설한 나의 맘을 다시 정리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난 이젠
내가 어째서 사람들이 말하는 그 사랑을 이해하지 못했는지 알꺼같다.

난 단지 사랑이란 감정은 어떻게 느껴지는건지
어떻게 사랑하게 되는건지 그게 어떻게 유지가 되는건지가 궁금했던거같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참 뭐랄까.. 애초에 답이 존재할 수가 없던 궁금증이었다 생각한다.

음, 그런 질문을 하던 내게 사람들이 해주던 대답은
사랑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사랑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하는지, 그 사람들은 어떻게 서로를 대하는지..
이런 것들을 가르쳐주었다.
물론 정말 좋은 가르침이고 귀중한 경험들이다.
하지만 내 질문에는 옳지 않은 답이었다.
그래서 난 그 대답들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마도.

그래, 난 정말 사랑이 무엇일까 궁금했다.
그리고 그 감정이 어떻게 어떤 한 사람과 계속 같이 있고싶어하게 만들까 궁금했다.
그렇게 궁금해하다 아주 간단하고 당연한걸 새삼 깨달았다.
그냥 계속 같이 있고싶으니 같이 있는 것이고
그냥 그렇게 지내는 것을 사람들은 '사귄다'라고 표현하기로 약속했던 것이라고.
음. 그리고는 또 질문놀이에 빠졌다.

시간이 지나면 감정도 지나고 변하던데
어째서 그 순간에는 그 한 사람과만 같이 있고싶게 될까-.. 하고
어차피 변할것을 뻔히 알면서 어째서 그 순간은 바꿀 수 없는걸까. 하고
그래, 그것이 내가 말하고자 했던 '상황'과 '타이밍'이었다.
우리 인생사는 모두가 똑같은 생각을 하며 살 수는 없기에
우리는 좋아하는 사람들 모두와 늘 같이 있을 수는 없다.
상황에 따라 누구와는 같이 있을 수 없겠지만 누군가와는 계속 같이 있을수도 있다.
그리고 같이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 서로를 알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그리고 그러면 그것이 사람들이 말하는 그 사랑..이랑 감정을 꺼내올 수도 있다.
그렇다. 여기에서 난 한참을 머물 수 밖에 없었다.
왜냐면 그렇게되면 역시 사랑이란 것은 순수하게 감정 뿐이라곤 말 할수가 없기때문이다.
그냥 '그 사람'에게 느끼는 감정이 아니라
그 상황에 그 사람으로부터 풍긴 분위기에 순간 매료되는 것 뿐인거다.

그게 어떻게 사랑이라 할 수 있는가.
난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가 없었고 끝없이 같은 질문을 뇌 속에서 반복하며
답을 찾으려 애를 썼다.
그리고 잠시 첫사랑의 추억에 잠겼다..라고 해야할까.
그냥, 언제나 맘 속에 두던 그 맘, 그 감정, 그 설레임, 그 안타까움-
다시 둘러봤다.
그리고는, '그래, 어째서 첫사랑같은 그런 그냥 그 사람에게 말하는 그 사랑이란 감정은 왜 다시 못느끼게 된거냐고' 하는 질문을 하게 되었다.
물론, 그 후로 만난 사람들, 그 후로 사귀게 된 사람들을 안 좋아했다는 뜻이 아니다.

너무나도 좋아했었다.
하지만 뭐랄까, 그 사람 자체를 좋아했다기보단
그냥 서로 기댈 수 있는 그 상황에, 서로 통하는 그 대화에 사랑이란 감정을 쏟아부었던 듯 하다.
내 과거를 회상하던 도중 나는 지금까지 했던 그 고민의 처음으로 돌아온거다.
그래, 그리고 난 아마 첫사랑만큼 매력적인 사람을 아직 못만난거겠지
살다보면 다시 그런 감정을 느끼게해 줄 사람이 나타나겠지.. 하고 생각을 덮으려 했다.

하지만 뭔가 찜찜해서 다시 생각해보니
어쩌면 내가 나를 오해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또 다른 질문이 마구 들지 않는가.
다른 사람과 대화하고 그 사람을 알아간다는 그 자체가
그 사람과 나와의 관계를 순수하지 않게 만들 이유는 절대로 아닌데
단지 그 사람을 알았다고
그렇게 알고나서 좋아한다는 감정을 느꼈다고 해서
그 사람을 좋아하는게 아니라는 그 생각 자체가 너무 바보같지 않은가
무언가를 알고 그 무언가에 끌려 그 사람이 좋았다고 해도
어차피 그것또한 그 사람의 일부분일텐데
결국은 그 사람을 좋아한다는 뜻일텐데
나는 그것을 어째서 다르다 생각했을까

그리고 내 첫사랑의 기억은
내가 처음이었어서 세세히 느끼지 못한 탓이 아닐까
사실은 그 아이와 이렇게 지내다가 이런 면을 보고 설레였었을텐데
저렇게 지내다가 저런 면을 보고 홀딱 반했을텐데
그러니까 다시 말하면, 사실은 그 아이를 사랑하게 해 줄 만한 상황이 많이 지나갔었을텐데
그런거 다 없었다 생각하고 단지 그 아이가 있는 그 자체가 너무 좋았었다 라고 말하게 된 나는
그냥 단순히 어떻게 그 아이가 내 맘에 쏙 들게 되었는지가 기억이 안나는 거 뿐이 아니었을까
그냥 단지 그 아이에게 사랑이란 감정을 처음 느꼈다는 그 사실만 어렴풋이 기억해서
나는 그 애를 나의 첫사랑이라 부르게 된거겠지..

그냥 이렇게 무언가를 깨달았다 믿고싶다.
사랑이라는 것은
단순히 감정인 것 뿐은 아니라고
하루 하루 지나가면서 다른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그러면서 배우는
그냥 좀 더 친밀한 (얼마나 더 친밀하다는 건진, 이 부분은, 아직 잘은 모르겠지만)
그냥 그런 또 하나의 인간관계를 표현하게 하는 단어일꺼라 생각한다.

글이 정말 너무 횡설수설하지만
나는 내 속에서 나름 깔끔한 생각과 결말을 가지고 있어서 참 뿌듯하다.
그냥, 뭐랄까
이제 그 지긋지긋한 사랑 고민은 적당히 해도 되겠다.
정답은 아니여도 그 질문의 끝은 봐버린 듯 하니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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