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 중독
중독이란거 정말 얕잡아보면 안되는거다.
자기관리가 잘 안되는 사람은 참 독한것에 중독되기가 쉬운데, 내가 꼭 그렇다.
자기발전에 해가 되는 요소들, 예를 들어 게임이나 잦은 간식 등등, 을 보면 쉽게 빠져드는 내 자신을 알기때문에, 애초에 시작조차 못하고 넘어가는 일들이 꽤 많은데, 나는 곧 잘 '아 딱 한번만 해보면 뭐...'라는 방심 가득찬 생각 한 번에 그만 중독의 길에 빠져버리는 일이 적진 않다.
다이어트를 맘 먹었을 때에는 식사량부터 식후의 간식까지, 정말 뿌리쳐야하는 유혹이 많은데, 무언가를 먹는 행위자체에 중독이 된것같아, 음식을 씹지 않고 있는 일분 일초동안 나는 정서적으로 불안하고 무언가가 만족스럽지 못한 기분이다.
또 내가 재미있다고 느끼는 게임을 한번 시작하게되면, 내 몸이 아무리 피곤하다고 외쳐도 쉽게 무시하고 곧 잘 밤을 새우게 된다. 엄청난 게임 중독이다. 요즘은 몇년만에 또 테트리스에 푹 빠져서, 지겨워 미치겠다고 느끼면서도 테트리스를 안하면 왠지 찜찜하고 괜히 심심한 기분이다. 또 테트리스를 한다고 심심한 마음이 가시는건 전혀 아니다. 오히려 지긋지긋한 기분만 더 강화되는데, 어쩐지 찜찜한 느낌은 말끔히 사라져서 매일 매일 테트리스를 하게되는거 같다.
그래도 이런것들은 중독됐을때의 위험요소가 비교적 견딜만 하기때문에, 중독될 내 자신을 뻔히 알면서도 큰 고민없이 시작해보는것같다. 사실상 이런 자잘한 것에 대한 중독이 더 큰 독이 될 지도 모르는 일인거 알면서도, 설마하는 마음이 사라지진 않는것같다.
그치만 담배나 놀음 등등 중독성이 강하다고 알려진 것들은 한번쯤은 경험해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지만서도 바로 빠져들 확률이 높은 내 자신이 무서워서 시작도 못해보겠다. 절제를 할 줄 아는 사람이고 싶지만, 한번 빠지면 계속 빠져버리는걸 어떻게 해...
최근에 카지노를 두어번 갔는데 이러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중독이 될까 무서워서 갈때마다 같이 가는 친구들한테 내가 혹시 정신을 잃으면 붙잡아달라고 은근 신신당부를 했다. 그런데... 몇주 후에 또 가기로 해서 나는 지금 꽤나 신나있다. 이러면 안되는데...
정말 푹 빠져있다가도, 이제는 필요없다는 생각이 들면 툭 끊어버릴 수 있는 굉장한 절제력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장 설레면서도 괴롭고, 또 괴로우면서도 즐겁고 행복한게 사람에 대한 중독인것같다.
그치만 사람을 향한 마음은 곧 잘 내 지독한 소유욕에 대한 것인지, 아니면 그저 단순한 중독인것인지 헷갈리고 불분명하다.
좀 더 발전적이로 이로운 것들에 중독이 되기란 어째서 위와같은 것들처럼 쉽지는 않은걸까?
나한텐 이렇게 힘든것이 어째서 몇몇 사람들한텐 자연스럽게 일어나는걸까?
나도 공부나 지식 생산에 중독되고싶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