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보니 전에 20세기의 음악과 가까워지고 싶어서 현대음악 분석 수업을 듣는다는 글을 썼었다. 수업이 너무 재미있어서 그랬는진 몰라도 예상만큼 힘겹게 수업에 참여하진 않았다. 그 수업이 유일하게 좀 늦은 오후에 있는 수업이라 막상 수업시간이 다가오면 수업가는게 귀찮긴 했어도, 일단 수업을 가면 너무 즐겁게 배우다 나오고했었다. (쉽게 A+도 찍어냈다. 음하하하)
아무튼, 그렇게 즐겁게 수업을 듣고는 현대음악과 제법 가까워진듯하다. 생각해보니 수업 막바지에는 베버른의12톤 음악 중 하나를 듣고서 그게 몇악장의 어느부분인지 알아낼정도로 꽤나 그 음악을 파고들었었다. 근데 글쎄... 예전과는 다르게 그 음악을 이해는 했지만, 인정도 했을까? 그 작곡가의 천재성이랄까... 재능은 정말 인정하고도 남고, 박수를 치고도 남지만, 그 음악의 음악성은... 잘 모르겠다. 분석을 하다보니 더 이상 소음이 아닌 음악으로 자각이 되긴 했지만, 그 음들을 음악이라 생각하고 즐기며 듣진 못한거같다. 보통 음악을 들으면, 가사가 있으면 그 가사의 내용을 상상하게 되고, 가사가 없다면 그 음악을 배경으로 한 스토리라던가, 그 음악에서 풍겨오는 느낌을 상상하게 되잖아? 대게의 현대음악에선 흥미로운 음들은 있어도 상상이 되는, 이야기가 담겨있는 음악은 많이 못들었달까. 물론 대단한 음악도 많았지만 말이야. (이번 기회로 드뷔시는 확실하게 완전 좋아하게됐어..)
어쨌거나 현대음악과 가까워졌다고 자신있게 말 할 수 있는 이유는, 그게, 나도 썼단말이지, 그런 스타일의 음악. 뭐 자신있게 내 놓을만큼 잘쓴 곡은 하나도 없지만... 그래도... 친해졌다구..<-
정말 개인적으로는 너무 마음에 드는 곡이 하나 있는데, 비올라랑 첼로의 듀엣으로... 약 1분도 안되는 짧은... 20마디도 안되는 (..) 아아.. 정말 마음에 들지만 그 짧은 길이를 어떻게든 늘려놔야 자신있게 내놓을 수 있겠어...
그리고 정말 마음에 들고 안들고를 떠나서 많이 공들여 쓴 곡도 있지.. Set music이라고 새로운 '테크닉'을 배워서, 연습곡을 하나 쓰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신경을 쓰게되서말이지.
피아노 곡인데 상당히 수학적으로 계산해서 써봤어. 쓰면서 머리도 엄청 아프고 했지만 나름 재미있게 쓴거같아. 그리고 2분 30초정도였나... 그리 긴 시간은 아니지만 난 피아노곡 그렇게 긴거 처음 써본다고... (뭐든 쓰면 죄다 1분 30초정도에서 끝나고.. 좀 오래간다싶으면 길게 쓴게 아니라 느리게 쓴거고...)
아니 그냥...
나도 이제 현대음악이랑 친해졌다고... 왠지 자랑..해도 될꺼같은거같아서 <- 뭐라는거
...자랑해도되겠니?
'자랑'에 해당되는 글 3건
- 2009.07.18 현대음악과 가까워진 나
- 2008.02.27 김여원
- 2007.10.24 Cheer Up!
자랑하려고 내 블로그에도 올려본다.
---
2008.02.24 22:58
우울한밤도, 우울한낮도아니다.
오로지우울의시간이다.
나는쌍둥이자리와O형과는맞지않다.
쌍둥이자리의O형이라면말할것도없다.
쌍둥이자리는나를피곤하게하고,
나는쌍둥이자리를답답하게한다.
O형과는물과기름처럼서로융합되지않는다.
그런데나는얼마후면
이징그러운쌍둥이자리O형여자아이와퍽이나긴동거에들어간다.
..우스운일이다.
함께했던적은단1년뿐이었다.
게다가그건벌써5년전의일이다.
그애는종종명절이나내생일때전화로안부를묻곤했다.
편지도서너통쓰고수능선물도보냈었다.
그런데나는단한번의전화도편지도보낸적이없었다.
누구보다내가더잘아는데, 나도참사람에게정나미가없는인간이다.
섭섭할만도한데녀석은참끈덕지게내곁에있어주었다.
쌍둥이자리는나를피곤하게한다.
'이봐뭔가너말야!이런게귀찮아!'라고딱히결론짓지못하겠지만,
분명무엇인가나를피곤하게하는공기를가지고있다.
나는참정적인데반해쌍둥이자리사람들은무엇인가참동적이다.
멍때리기일인자인내가따라가지못할정도로
쌍둥이자리녀석들은큰목소리에말도많고리액션도크다.
난거기에비해목소리는종종남의귀에들리지도않고,
말도조리있게못하고몸짓하나하나가어색하다.
그래서아마나는쌍둥이자리사람들을감당해내지못하고,
쌍둥이자리들은나를답답해할지도모르겠다.
게다가쌍둥이자리들은잘투덜거린다.
나도하루왠종일늘투덜거리지만, 나는뭐랄까..
투덜거린다는느낌보단..신경질적이다.(아마더나쁘다.)
나는내어리광부리기도바쁜애라다른사람을달래는법따윈잘모른다.
쌍둥이자리들이투덜이스머프처럼투덜거리면
나는아즈라엘처럼신경질적으로털만곤두세우고구경할뿐이다.
그래서함께있으면그동적인공기에휘둘려서
4.7초간리히터규모5.2의지진을맞은고베시민처럼머리가핑핑돈다.
그리고녀석도예외는아니다.
O형과AB형이융합되지못하는것은
서로너무도확연히다른사고방식의차이때문인지도모르겠다.
내가아는O형들의사고회로는참단순하게일직선으로뻗은것만같다.
'이러니까-이렇다!'하고단숨에결론을짓는느낌이랄까?
뭐물론O형도O형나름대로아주많은생각으로가득차있겠지만,
내눈엔늘그렇겠보였다.
종종그것은머리가텅빈것처럼보일정도였다.
뭐그렇다고머리가나쁘다-라는느낌은아니다.
아마O형은AB형이너무고리타분하고복잡하다고생각할지도모른다.
단순한일도저혼자제심사마냥비비꼬으고꼬아서생각하는
피곤하고이상한녀석들이야-하고아마그렇게생각할것이다.
그렇게O형과AB형은참서로를화성에서온외계인마냥
이해하지못한채이상한눈으로바라보기만할뿐이다.
..그리고또한그녀석도내눈엔그렇게보였다.
이상한녀석이다.
사람과사람이같이사는것은정말어려운것이다.
피를나눈가족도함께살면늘부딪히고피곤하다.
하물며친구도잠깐은즐거울지몰라도결국부딪히기마련이다.
게다가5년간얼굴한번맞댄적이없는사이다.
누구보다나는타인과의부딪힘을견디지못하고
그러한스트레스에몹시약하기때문에걱정이앞섰다.
그래서너무도쉽게'천년이고만년이고너만좋다면나와함께지내자!!!'
하고소리치는녀석을사실믿지않았다.
나는의심많은AB형이기때문에생각없는O형이하는헛소리로생각했는지도모른다.
'저녀석또아무생각없이무작정말하고보는구나-'하고피식웃음이났다.
그런데아무리생각해봐도그걸그렇게쉽게결정할수있는일이아니다.
그래서고리타분한AB형은다시한번생각해보라고했다.
정말힘들지도, 서로견디지못할지도모른다고-.
그랬더니녀석이하는말이아주기가차다.
'그럼내가너있는동안친구집가서살께, 내집엔너혼자살아.'
............
아무렇지도않게냉큼이런대답을했다.
그리고나는생각했다.
역시O형들은참아무생각없다-고.
하지만그보다더깊이느껴지는건부러움이었다.
5년만에만나는정나미없는여자애에게이무렇지도않게저런말을할수있다니, 부러운녀석이다.
..좋은녀석이다.
(아, 물론내대답은절대노였지만..)
저번에'이녀석은아마이런녀석입니다-'하고문답했던게있다.
그때나는저귀찮은쌍둥이자리O형여자애는작은도토리같다고했다.
많은날존재를잊고살다가도종종나무그늘밑에서멍때리는내머리위로
툭-떨어져서깜짝놀라게한다.
얼마전에도그랬다.
손에잡히지않는음악에덧없이흘러간과거에보이지않는미래에어딘지도모르는현실을한탄하며나는또징징짜고있었다.
모두가내게넌나중에뭘할래, 뭐라고하고먹고살려면졸업은해야지, 대충졸업하고피아노학원이나하나차려서시집이나가라-라고말하지만나는정말이지내가뭘해야하는지모르겠어서울기만울었다.
'전단지음악이하고싶긴한데사실나도음악이고나발이고뭐가뭔지잘모르겠어요, 그냥악보를만지게해주세요, 그거면돼요.'하고말했지만다들'얼빠진소리마라, 언제까지꿈에서허우적거리기만할래, 뚜렷한목표를정해서공부하고시험치고차곡차곡올라가야지멍청아!'하고나를몰아붙였다.
사실몰아붙이는것이아니었다.
모두나를위해서하는소리였고, 자신들이겪어왔던일이기때문에내힘을덜어주기위해서길을제시해주려고했다는걸나도안다.
그러나이런얘기를하는나를녀석은되려이상한눈으로보았다.
'나도지금은단지'음악'을하고싶어서그렇게할뿐이야, 뭘그렇게고민해?세상어딜가도음악이흐르지않는곳은없어, 어디에도음악은흐르고사소한일이라도우리가할음악은있어-'하고참으로'어거스트러쉬'적인발언을했다.
..어쩌면덧없는얘기고, 철없는얘기다.
그래서더순수한발언이었고나는그제야울음을멈추고웃었다.
좋은얘기였다.
나는어느덧음악과는너무도멀어져버려서음악같은건모짜르트같은천재나하는기괴한것이라고생각하고있었던모양이다.
나같이하찮은것은감히손하나까딱할수없는영역이되어버린것이다.
몇백년이지나도잊혀지지않는위대한작곡가, 카네기홀에서기립박수를받는성악가만이음악가는아니었다.
추운길에서아무도듣지않는노래를하는사람도, 아마추어연주자의악보를넘겨주는페이지터너또한음악가였다.
그거면되었다.
사실독이되는현실도피적인얘기일지는몰라도,
내게는그거면되었다.
오늘도예술가와종이한장차이라는이공상가를옆에서(어쩌면내스스로)자꾸만옥죄여오는탓에조금만귀를기울이면음악은베토벤이, 모짜르트가다앗아간것이아니라늘내곁에있다는어거스트러쉬와쌍둥이자리O형여자애의말을잊고또엉엉울고만있었지만, 이제야조금힘이난다.
나는빨리귀찮은쌍둥이자리O형여자애와찬맥주를마시면서슈베르트소품집분석하고피튀기며토론해야징하하하하하하ㅏ핳하하ㅏ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ㅎ하하토론토에서토론하하하하하하ㅏ하핳
싫냐?
오늘말이야, 그냥 좀 감동 받아서 좀 끄적여볼까 하고.
요즘은 너무 기분이 안좋았단 말이다. 근데 거기에 너무 신경 쓰이는 일도 있고, 실망스런 일도 있고.. 주위에 친구도 같이 기분이 안좋고.. 이렇게 겹치는 기분 나쁘게 하는 일이 너무 많아서 못견디겠어서 친구랑 그냥 가볍게 맥주라도 한잔하자! 하고 딱 마셨는데.. 친구놈이 날 배신해서 진짜 쪼금 마시고 더 마시기 싫다카네..
그래서 생각보다 좀 더 많이 마시고.. 취할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막 취해버리고 ( -_)
막 심하게 취한건 아니였지만 그래도 괜히 술냄새 풍풍 풍기고 마크씨한테 가서 땡깡도 부리고 너무 미안했는데 마크씨가 그래도 나 요즘 힘든거 아니까 이해해주고 잘 받아줘서 너무 고맙기까지 했다.
그리고 오늘 이런 저런 대화를 약간 나눴는데 약간 꾸짖는 듯한 말투로 말해서 조금 속상했었다 (..)
(그치만 마크씨 역시 속상해서 한 말들인거 아니까 그냥 에잉..하고 넘어갔다)
그리고 저녁 7시에 콘서트 리허설이 있어서 준비하고 있었는데, 전화가 와서는 정말이지 차갑고도 차갑게 '지금 어딘데, 어 나 지금 거기로 갈꺼니까 당장 앞으로 나와' 하고는 전화를 뚝 끊는거다.. 그래서 '뭐지? 화난 일 있나?' 하고 겁나 쫄면서 건물 앞으로 나왔는데..
이런, Cheer Up!이라고 써져있는 예쁜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가져다 주는거다...
세상에 너무 놀래고 감동을 받아서 당황스럽기까지 하더라고.
(가특이나 배 고파 죽겠는데 돈 없어서 아무것도 못먹고 있었을 때라.. 막 이캐?ㅋㅋ)
어제 취해서는 자꾸 힘들다고 힘들다고 말하는거 너무 속상했다고, 내가 기분이 나쁘면 자기도 기분이 같이 나빠진다고 말하면서.. 이걸로라도 기분 좀 풀리면 좋겠다고 말해주는데 완전,
정말이지 너무 고마운 일...
그래서 이런 어눌한 글로라도 자랑하고 싶었다 :)
난 역시 무관심 속에 저런 기대하지 못한 자상한 챙김이랄까( -_) 거기에 약한가봐
치아키쪽은 아니지만 ☞☜ 아무튼 이런거 정말이지 녹아드는 타입이야, 나한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