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 생년월일
1988년 6월 7일 오후 12시경.
응, 난 이 때 엄마의 뱃속에서 세상 밖으로 나와보려고 애쓰고 있었던거같다.
(마치 기억이 난다는 듯한 이 말투... 기억이 날 리가 없다 ㅋㅋ)
바보같은 갓난아기가, 이미 잘 놓여진 길을 두고 딴 길로 들어서가지구는,
엄마는 괴로워하시고 의사 아저씨는 날 받을 준비하고 긴장하고 계시는데
괜히 딴 길에서 엄마의 뼈만 머리로 쳐대고 있었다고 한다...........
뭐 어찌어찌 해서 제대로 나오긴 했는데 머리에 이따시만한 혹을 달고 나와서는..
흠, 아무튼 이런 스토리는 뒤로 하고
난 그렇게 1988년 6월 7일, 꽤 햇빛 짱짱한 그 날에 태어났다.
그리고 이것이 나의 생년월일-
이라고 말하고 끝나는게 보통이겠지만,
세상은 내 생년월일을 1988년 2월 7일이라고 말한다.
당연하다. 왜냐면 엄마 아빠가 날 그렇게 등록시켜줬으니-
흠흠, 뭐, 그렇게 거짓 생일을 등록 한 이유는 뻔하다.
한국의 법으로는 3월 이전에 태어난 아이들은 학교를 7살때 갈 수 있게 했으니까
4년이란 오빠와의 나이차이가 꽤 커보였던 엄마 아빠는
나를 학교라도 빨리 보내어 오빠와의 나이 차를 줄여주고싶었던거같다.
뭐, 그렇게 학교를 1년 일찍가고 해서 좋은 친구들도 많이 만나고 그랬으니
부모님께 너무 감사하지만, 매번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내 생일을 설명하긴 좀 복잡한 일이다 ㅋㅋ
그리고 오빠와는 워낙에 외적인 면에서도 차이가 많이 나고 정신적인 면에서도 차이가 많이나서
학교를 1년 일찍 갔다는 이유 하나로 그 나이차를 줄이진 못한거 같다 ㅋㅋㅋ
음, 이제 나이도 많이 늙었고,
1, 2년 차이에 학교를 들어갈 수 있네 못하네 그런 스토리도 더 이상 소용이 없어지고 했으니,
난 이제 그만 내 생일을 당당하게 6월 7일이라고 외치고 싶다.
내 신분증에도 내 생일이 6월 7일이라고 써있었으면 좋겠다.
(뭐 2월 7일이란 생일 덕분에 성인 인증을 4개월 더 빨리 받을 수 있어서 좋았지만 말이야)
음. 그리고 그냥 단순히 내 생일은 2월 7일이구나 라고 믿고 그렇게 살아도 괜찮을텐데
굳이 6월 7일을 고집하는 이유는,
참 신기하게도 그 생일은 우리 오빠와 똑같은 날짜이기 때문이다.
4년이나 차이가 나지만 같은 부모 밑에서 같은 날짜에 같은 곳에서 태어났다는게 참 신기하고 어쩐지 자랑스럽고 뿌듯하다.
그래서 나는 6월 7일이라는 버리기 쉬운 내 생일을 버려버리고 싶지 않다.
음, 아무튼 오빠와 나의 생일은 같은 날인 6월 7일이고,
내 생년월일은 1988년 6월 7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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