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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제 - 106. 도망

2009. 7. 13. 10:49 | Posted by 핀케이
106. 도망

도망...친적이 많다 나는.
어릴때 무언가를 잘못해놓고 엄마한테 걸리면 내가 그런적 없다고 내뺀적도 몇번있고, 하고싶은게 잔뜩있어도 좀만 어렵다싶으면 못해먹겠다고 그만둬버린것도 많고, 뭐 강아지가 저 멀리서 너무 귀엽게 서있길래 같이 눈 마주치고 좋다고 웃고있는데 그 강아지가 갑자기 짖어대면서 나를 향해 무섭게 달려오는데, 너무 무서워서 그만 냅다 달려서 도망친적도 있고.
어린마음에 그만 사람한테서 도망쳐본적도 있다.

글쎄, 무섭게 멍멍 으르렁 짖어대며 달려오던 강아지는 분명 내가 위협적인 존재라고 생각하고 자기 자신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날 물어 뜯어버리려고 나에게 다가온것이었을꺼다. 그래서 내가 급 도망쳤을때 아쉬움은 커녕 안도감을 느꼈을것이다. 아니 뭐 아쉬움정도라면... 이길 수 있었는데 놓쳐버렸구나 하는 그런 아쉬움정도 아닐까?ㅋㅋㅋ
하지만 내가 어떤 존재인지 궁금해서 살포시 다가와서 내 주변을 슬렁 슬렁 걸어다니는 강아지가 있다면, 그리고 내가 그런 강아지에게서 어떤 이유에서든 급 도망친다면 그 강아지의 기분은 어떨까? 그 강아지가 나를 어떤 존재로 판단하고 있었는가, 나에게 어떤 반응을 바라고 있었는가에 따라 많은 가능성이 있겠지만, 적어도 내가 싫어서 물어 뜯으려고 달려오던 그 강아지만큼 후련한 마음은 들지 않을꺼다.

그래서 도망을 치느냐 마느냐의 문제에선 현명한 선택을 해야하는것같다.
심사숙고 끝에, 도망친 후에 후회하지 않으리라는게 확실하면, 그리고 도망치지 않는 것보다 도망치는게 더 좋은 결과를 부른다는 것이 확실하면, 그럴때면 도망치는 것도 나쁜 생각은 아닐지도 모른다.
문제는 나는 그런 현명한 도망은 거의 없다는거다. 날 물려던 강아지에게서 도망친 것 빼고는.

내가 도망간 후에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버린 강아지는, 어떤 기분을 느끼고, 무슨 생각으로 무슨 행동을 하게 될까? 내가 다시 다가가도 나에대해 궁금해하며 또 다가와줄까? 글쎄... 어떤 이유에서든, 뭐 무서웠건, 싫었건, 바빴건, 착각을 했건, 지쳤건... 어떤 이유에서든 한번 도망간 사람인데, 그런 놈이 다시 돌아와서 친한척해도 기분이 좋을리는 없겠지.

그러니까 도망은, 잘 판단해서 해야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언제나 후회를 남기는 놈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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